한실의 산은 / 구경욱
한실의 산은
맘씨 좋은 헤픈 년이다.
지난봄엔
아카시꿀에 밤꿀
고사리며 고비에 두릅
온갖 나물 아끼잖고 퍼주더니
이제는 오고 가는 이 아무에게나
알밤에 도토리
한 아름씩 안겨 보낸다.
그리곤 그것도 모자라
까그매 울음 서러운 길
땡전 한 닢 챙기지 못하고
집을 나선 불귀의 길손에게는
아예 단속곳 속속곳 다 벗어 던지고
속살까지 내준다.
*한실 - 충남 서천군에 있는 작은 산골마을
*까그매 - 까마귀의 충남 서부지역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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