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방식을 바꿔봐라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7. 9. 28. 21:30


 





방식을 바꿔봐라 / 구경욱

 

세상의 모든 정보와 자료들이

숫자 01로 압축돼

손바닥 안에 들어있는 디지털시대

그대는 누군가에게 어떤 친구이고

또 그대에겐 과연 어떤 친구가 곁에 있는지

한번쯤 자신의 주위를 둘러봐라.

 

만약 그대가 술에 취해

새벽으로 가는 깊은 밤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단잠을 깨워놓고

공허한 얘기 장황하게 늘어놓아도

웃으며 그 얘기 다 받아준다면

그 친구는 정말 좋은 친구다.

 

만약 그대가 어려움에 처해

친구에게 전화 걸어 울먹일 

무슨 일이냐 전후 사정 따지기보다

지금 어디냐며 지체하지 않고 뛰어온다면

그대는 이 세상에 다시없을

정말 좋은 친구를 둔 거다.

 

자신의 삶도, 개인의 본질도

 이미 통제력을 잃어버린 이 시대에

부딪칠지도 모를 위험 감수한 채 뛰어와

그대의 흐르는 눈물

가슴으로 받아 친구가 곁에 있다면

그대는 보통 행복한 사람이 아니다.

 

허나 그런 친구가 곁에 없다면

그대 역시 누군가의 좋은 친구가 아니었음이니

우정을 쌓는 방식을 바꿔봐라.

멀리 떨어져 눈빛도, 느낌도 없이 주고 받는

디지털 방식의 손가락 대화에서 벗어나

서로 만나 부대끼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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