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한실 이야기]/** 한실은 지금

저령 조류 산란기 탐사

소설가 구경욱 2009. 5. 6. 17:59

저령(곶감재) 조류 산란기 탐사

 

오늘은 아침부터 조류 산란기 탐사를 떠납니다.

어젯밤 장소를 길산천 발원지인 원진산으로 할까 했으나

현재 길산천 정비공사를 하고 있어

중장비 소리가 영 걸립니다.

해서 곶감재로 장소를 급 변경합니다.

 

 

 

이 길은 80년대 초 벌목을 하기 위해 만든 임도입니다.

간신히 경운기 한 대 다닐 수 있도록 만든 길인데

이제는 그 흔적만 겨우 남아 있습니다.

 

아래는 후박나무입니다.

곶감재 부여군 쪽에, 80년 초, 몇 십 그루 심은 것이 번식해

한실 산림 어디를 가나 볼 수 있게 되버렸습니다.

씨앗을 새들이 옮겨 그런가 봅니다.

정말 가공할 번식력입니다.

 

 

다람쥐와 청딱다구리를 발견했으나

사진 촬영엔 실패했습니다.

한실 문인방 가족들에게 얼굴 좀 보여주면, 어디가 덧나는지 원...ㅠㅠ

 

아래는 이름 모를 잡초인데, 돌연변이를 일으켰네요.

무늬가 참 예쁘게 들어 촬영했습니다.

 

 

 

산속 깊이 들어가니

여기 저기에 멧돼지 흔적이 보입니다.

먹이를 찾아 땅을 파 헤쳤는데 마를 케먹은 것 같았습니다.

정황으로 보아 이른 봄에 다녀간 모양입니다.

 

 

갑자기 싸늘한 기운이 감돌아 등골이 오싹해 집니다.

느낌이 이상해 주변을 살펴 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나를 노려보는 눈이 있습니다.

 

바로 요 놈입니다.

 

 

쇠살모사네요.

 

쇠살모사에 물리면, 세상이 노랗게 변하고

시간이 흘러 독이 몸에 퍼지면 사물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행여 산행 중에 쇠살모사에 물리면,

독이 퍼지지 않도록 심장 가까운 쪽을 묶고서,

물린 부위을 칼로 찢고 입으로 독을 빨아 낸 후

잽싸게 구호해 줄 사람이 있는 곳까지 내려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 맞은 개처럼 떨다가

산 속에서 쓸쓸히 명줄 놓는 수 있습니다.ㅠㅠ

 

쇠살모사 배가 볼록 튀어나온 이유가 있었네요.

멧비둘기 둥지를 습격한 모양입니다.

 

 

아래는 꿩의 보금자리입니다.

쇠살모사 덕에 발 아래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다니느라 발견했답니다.

위에서 보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래는 보금자리 입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갈참나무 아래에 알을 일곱 개나 낳았네요.

 

 

옛날 같으면, 땡잡았다며 주워 올 일입니다.

허나 사진만 찍고 뒤돌아 섭니다.

잘 부화해 한실 산하 한껏 날아 다니길 기원해 보며...

 

아래 사진은 부화 중인 멧비둘기 사진입니다.

바로 아래까지 접근해도 날아가지 않아

멧비둘기 증명사진 찍어 왔습니다.

더 많은 사진은, 카테고리 [한실의 동물 이미지]에 올려 놓았습니다. ^&^ 

 

 

4~5미터 거리에서 십여 분 가량 지켜 보았는데

저 자세로 전혀 움직임 없이 부화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아니면, 이 순간에 날아가면, 둥지가 노출 되므로

두려움 속에 저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 보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단한 모성입니다.

 

아래 사진은 청솔모 사진입니다.

솔방울을 물고 있네요.

 

 

직접 확인하지 않았지만,

어른들 말씀에 의하면,

청솔모가 조류의 알을 훔쳐 먹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날처럼 새가 많지 않다네요. 

하여튼 직접 확인해 봐야 할 대목입니다.

 

아래는 역시 멧비둘기 둥지입니다.

 

 

멧비둘기는 두 개의 알을 낳는 모양입니다.

여러 개의 둥지를 확인해 보니 모두 그랬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릴 적 기억으로도

둥지에 늘 두 마리의 새끼가 있었던 것 같네요.

 

 

 

아래는 산행 길에 만난 야생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