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광장/최인훈 광장 / 최인훈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중립국으로 가는 석방 포로를 실은 인도 배 타고르호는, 흰 페인트로 말쑥하게 칠한 삼천 톤의 몸을 떨면서, 물건처럼 빼곡이 들어찬 동지나 바다의 훈김을 헤치며 미끄려져 간다. 석방 포로 이명준(李明俊)..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2.26
갈메기 조나단 / 리차드 버크 갈메기 조나단 / 리차드 버크 제 1 부 아침이었다. 새로 솟은 태양이 잔잔한 바다의 잔물결 위에 금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해변으로부터 좀 떨어진 바다 위에서 고깃배 한 척이 물고기를 모으기 위해 밑밥을 물 속으로 던지고 있었고, 아침 먹이를 찾아 나온 갈매기 떼에게 전하는 (우두머리 갈매기의)..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2.25
사사롭지만 도움이 되는 일 / 레이몬드 카버 사사롭지만 도움이 되는 일 / 레이몬드 카버 토요일 오후, 그녀는 쇼핑센터의 제과점으로 차를 몰고 갔다. 각종 케이크 사진이 붙어 있는 바인더를 한 번 훑어본 그녀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를 선택했다. 그녀가 고른 케이크는 우주선과 발사대가 그려져 있는 것이었는데, 하늘에는 하..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2.24
호모 리터니즈/진보경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호모 리터니즈/진보경 2009-01-01 23면 기자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자의 블로그 보기 --> 나는 빈 칸에 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다.‘해당 정보와 일치하는 아이디는 다음과 같습니다.jeonghyuns**’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끝 두 자리는 별표로 표시한다는 ..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2.23
붉은 산 / 김동인 붉은 산 ―어떤 의사의 수기― 김 동 인 그것은 여(余)가 만주를 여행할 때 일이었다. 만주의 풍속도 좀 살필 겸 아직껏 문명의 세례를 받지 못한 그들 사이에 퍼져 있는 병(病)을 좀 조사할 겸해서 일 년의 기한을 예산하여 가지고 만주를 시시콜콜이 다 돌아온 적이 있었다. 그때에 ××촌이라 하는 조..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2.22
<2009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안녕, 피터/황지운 <2009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안녕, 피터/황지운 영수는 운전대를 쾅, 하고 쳤다. 그 소리에 유진이 거울을 보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도로만 뚫으면 다 해결되는 줄로 아는 멍청한 공무원 새끼들, 영수는 다시 한 번 운전대를 쳤다. 13번 국도로 들어가는 고가도로는 휴일을 맞아 교외로 나가..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2.21
[2009 매일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탱고' / 김은아 [2009 매일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탱고' / 김은아 사내가 손을 내민다. 사내 뒤로 아프리카 대평원이 펼쳐지고 평원 너머 해가 지고 있다. 사내의 검고 굵은 입술 사이로 하얀 이가 반짝인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피부는 콜타르처럼 검다. 사내의 실룩거리는 엉덩이에서 신성한 야성이 느껴진다..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2.21
운수 좋은 날 / 현진건 운수 좋은 날 / 현진건 1.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 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 추적 내리었다. 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첨지에게 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문 안에(거기도 문밖은 아니지만) 들어간답시는 앞집 마나님을 전찻길까..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2.20
베니스에서 죽다 / 정찬 베니스에서 죽다 / 정찬 1. 내가 영국의 배우 더크 보가드의 연기를 처음 본 것은 「비엔나 호텔의 야간 배달부」라는 이색적인 제목의 영화에서였다. 작년 가을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 보게 된 이 영화는 이탈리아 여류 극작가이며 감독인 릴리아나 카바니가 이차대전 직후 나치의 강..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2.19
작위 / 르 클레지오 작위 -르 클레지오 홍상희 옮김 그 여인의 얼굴은 내게는 모든 베일이 벗겨진 듯 보였다. 완벽한 얼굴이었다. 고른 윤곽에 깊고도 촉촉한 눈, 그리고 짙은 머리칼이 높은 광대뼈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녀는 노래를 불렀다. 내 앞 검은 화면 위에 떠 있는 그 얼굴은 부드럽게 흔들거리며 인위적인 표정을..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