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한실 이야기]/** 한실은 지금

길산천 발원지를 찾아서 [2]

소설가 구경욱 2009. 3. 7. 20:02

길산천 발원지를 찾아서 [2]

 

원진산 중턱에 있은 표고 재배단지는 참 어수선합니다. 버섯 폐목과 찢겨진 온실의 차광막, 더구나 벌목까지 해 놓아 말 그대로 살풍경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사진 촬영은 했으나 올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위안은 주는 것이 있는데 바로 표고재배 때 물을 끌어 쓰기 위해 만들었던 담수못입니다. 하늘빛이 그대로 녹아져 있는.   

 

 

담수못 주변은 산짐승들의 흔적들이 보입니다. 고라니며 삵, 너구리 발자국에 멧토끼의 배설물, 그리고 꿩이며 멧비둘기에 이름 모를 산새들의 흔적들이 여기저기에 남아 있습니다.

 

 

담수못 윗쪽은 다행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습니다.

 

 

 

담수못 바로 위는 이렇듯 늪지대입니다. 옛날엔 다랭이 논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평평한 늪지대라서, 습지에서 사는 갈대와 버들강아지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여름엔 수생식물과 곤충들이 우글거릴 것 같습니다.

 

물이 맑아서 그런지 돌을 건드리면 수십마리의 옆세우가 꿈틀거립다. 가지고 간 접시로 대충 떠도 이렇듯 여러마리가 포획됩니다.

 

 

돌을 떠들어 보았습니다. 순간 흠칫합니다. 도롱농이 이렇듯 여러 마리 모여 있다가 꿈틀거려 그렇습니다. 허나 금세 반갑고, 귀엽기만 합니다. 돌틈 가득 알도 퍼질러 놓았습니다.

 

 

돌 밑엔 거의 가재들이 들어 있다. 꼬리 안쪽에 알을 가득 붙이고 다니는 암컷을 찾았으나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딘가에 잔뜩 움츠리고 있을 것은 분명합니다.

 

 

이곳이 길산천 발원지입니다. 도랑이 10 여미터 정도 위까지 이어졌지만, 요즘 이어지는 극심한 가뭄 때문인지 물이 보이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길산천 상류 발원지를 탐색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아직까지는 상당히 건강한 생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허나 콘크리트 시설물들이 원진산 중턱까지 들어 서 있고, 이번에 임도 오르막 부분을 시멘트 포장을 한 상태여서, 길산천 발원지 생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계속해서 관찰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