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혜안(慧眼) / 구경욱

소설가 구경욱 2018. 7. 27. 06:00

 




혜안(慧眼) / 구경욱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해지니

그동안 젊은 패기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 둘 보인다.


흔들리는 풀잎에서

바람이 보이고

바람이 몰고가는 숲에선

안개처럼 흐르는

꽃향기가 선명하다.


또한 상대가 흘리는 말에

속마음이 보이고

아주 작은 표정 변화에도

감춰진 아픔과 기쁨

온갖 게 다 보인다.


그뿐이랴.

어떤 일이나 행동에선

그 결과와 성패가

마치 뻔한 결말의 드라마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해지는 대신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되니

늙어간다는 것이

결코 서러운 일만은 아닌가보다.

 




  • 소설가 구경욱

     

    1962.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푸서리의끝]으로 등단
    2001.10 [제8회 웅진문학상] 현상공모 단편[파적] 당선 

  • 더좋은문화원만들기모임 공동대표
    계간 문예마을 이사
    푸른서천21 자문위원
    뉴스서천 칼럼위원
    서천문화원 이사, 감사


'[나의 이야기] > **내 詩 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운 사람아 / 구경욱  (0) 2018.08.02
한여름 밤에 / 구경욱  (0) 2018.07.31
비 오는 날에 / 구경욱  (0) 2018.07.11
제비꽃 / 구경욱  (0) 2018.07.09
갈대 / 구경욱  (0) 2018.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