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풍/황정연 동남풍/황정연 (2009 전북일보 신춘문예당선작) 노인은 지팡이를 짚고 식당으로 들어선다. 식당 안은 꽁치조림 냄새로 가득하다. 여덟 명이 앉을 수 있도록 길게 놓인 탁자마다 노인들이 삼삼오오 앉아 있다. '노인사랑요양원'이라는 글자가 세로로 박힌 환자복 위에 잠바를 걸치거나 스웨터를 덧입은 ..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8.29
여우의 빛 / 이동욱 여우의 빛 / 이동욱 절망의 순도에 대해 생각하는 밤이다. 이것은 증류수처럼 고요한 시간의 기록이다. 그 속에서 나는 물방울처럼 웅크린다. 나는 킬러다. 내 시력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의사가 내게 한 말이다.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나는 내 절망의 활자를 표적에게 찍는다. 표적들은 하나같이 ..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8.09
칼자국 / 김애란 칼자국 / 김애란 어머니의 칼끝에는, 평생 누군가를 거둬 먹인 사람의 무심함이 서려 있다. 어머니는 내게 우는 여자도, 화장하는 여자도, 순종하는 여자도 아닌, 칼을 쥔 여자였다. 건강하고 아름답지만 정장을 입고도 어묵을 우적우적 먹는. 그러면서도 자신이 음식을 우적우적 씹고 있다는 사실을 ..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8.09
UN이 選定한 最高의 童詩 UN이 選定한 最高의 童詩 태어날 때부터 내 피부는 검은 색 WHEN I BORN, I BLACK 자라서도 검은 색 WHEN I GROW UP, I BLACK 태양아래 있어도 검은 색 WHEN I GO IN SUN, I BLACK 무서울 때도 검은 색 WHEN I SCARED, I BLACK 아플 때도 검은 색 WHEN I SICK, I BLACK 죽을 때도 여전히 나는 한 가지 검은 색이랍니다 AND WHEN I DIE, I STILL BLACK.. [추천 작품]/******* 좋은 詩 2009.07.20
바늘 / 천운영 바늘 / 천운영 남자는 세상에서 가장 큰 거미를 그려달라고 했다.남자가 가져온 인쇄물은 거미라기보다는 커다란 홍게처럼 보였다. 새를 먹는 골리앗거미.세상에서 가장 큰 거미의 이름이다. "이 완벽한 대칭 좀 봐.꼭 반으로 접어 찍어낸 것 같지 않아?" 남자는 인쇄물 속의 골리앗거미를 노..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7.16
아기 부처 / 한 강 아기 부처 / 한 강 1 아기 부처의 꿈을 꾼 것은 이월이었다. 동남아시아 어디쯤인 것 같기는 한데 이름을 알 수 없는 먼 나라에 가 있는 꿈이었다. 그 나라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났다는 아기 불상을 보기 위해 나는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었다. 정류장에 내려보니 탁 트인 벌판에 오딧빛의 처..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7.04
물집 / 시인 안숙자 물집 / 안숙자 손마디가 굵어지도록 진주 반지라곤 끼어보지 못한 초라한 손가락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아우성을 잘못 건드렸다가 삭정이가 된 손가락에 진주 방울 올려놓고 기다림의 미학 쓰라린 아픔으로 깨우치네 안숙자 시인 블로그 바로가기 --> http://blog.daum.net/squirrel56 [추천 작품]/******* 좋은 詩 2009.06.19
노란 연등 드높이 내걸고 / 김연수 노란 연등 드높이 내걸고 / 김연수 보름달이라도 떠오른 것일까, 노란빛이 환하게 마음을 밝혔다. 명부전 돌아가는 진회색 축대 밑에 애기똥풀이 하늘 높이 노란빛 꽃을 피웠다. 아기 손바닥 같은 초록 잎이 더운 공기 머금은 봄바람에 한들한들 흔들렸다. 가느다란 꽃대를 따라 애기똥풀 노란 꽃이 끄.. [추천 작품]/***** 좋은 단편 2009.05.07
산나물 / 노천명 산나물 / 노천명 먼지가 많은 큰 길을 피해 골목으로 든다는 것이 걷다 보니 부평동(富平洞) 장거리로 들어섰다. 유달리 끈기 있게 달려드는 여기 장사꾼(아주마시)들이 으레, 또 “콩나물 좀 사 보이소 예, 아주머니요, 깨소금 좀 팔아 주이소” 하고 잡아다닐 것이 뻔한지라 나는 장사꾼들을 피해 빨.. [추천 작품]/***** 좋은 수필 2009.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