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비온 뒤 / 구민숙 비온 뒤 / 구민숙 빨랫줄에 매달린 빗방울들 열일곱 가슴처럼 탱탱하다 또르르! 굴러 자기네들끼리 몸 섞으며 노는 싱싱하고 탐스런 가슴이 일렬횡대, 환하니 눈부시다 그것 훔쳐보려 숫총각 강낭콩 줄기는 목이 한 뼘 반이나 늘어나고 처마 밑에 들여 놓은 자전거 바퀴는 달리지 않아도 신이 났다 빗.. [추천 작품]/******* 좋은 詩 2009.01.28
자운영 밭에서 / 박우신 *** 자운영 밭에서 *** -시인 박우신- 가슴이 아리도록 그리운 빛깔로 연초록 어우러진 논두렁에 서면 저만큼 돌아오지 않는 오월의 하늘이여 그 날에 검정 고무신 벗어 들고 가만가만 밟아 보던 풀꽃의 보드라운 감촉 안에 눈매 고운 아이야 네 화사한 뺨처럼 보드라이 피어난 꽃을 보며 지금은 가고 없.. [추천 작품]/******* 좋은 詩 2009.01.27
암퇘지 두 마리 / 구선희 암퇘지 두 마리 -구선희- 아버지는 어린 암퇘지 두 마리를 사 오셨다. 식구들도 먹을 게 없어 흰쌀 느루 먹으려고 시래기를 섞어 먹던 그 때에. 아버지 회갑이 있던 바로 전 해였다. 갖고 오시는 것은 없어도 줄 게 없어 걱정이던 아버지는 회갑 일에 동네 사람들을 불러모아 배불리 먹이고 싶으셨나 그 .. [추천 작품]/******* 좋은 詩 2009.01.24
대숲 아래서 / 시인 나태주 ♣대숲 아래서♣ -시인 나태주- 1 바람은 구름을 몰고 구름은 생각을 몰고 다시 생각은 대숲을 몰고 대숲 아래 내 마음은 낙엽을 몬다. 2 밤새도록 댓잎에 별빛 어리듯 그슬린 등피에는 네 얼굴이 어리고 밤 깊어 대숲에는 후득이다 가는 밤 소나기 소리. 그리고도 간간이 사운대다 가는 밤바람 소리. 3 .. [추천 작품]/******* 좋은 詩 2009.01.23
겨울 과원(果園)에서 - 시인 구재기 ♣겨울 과원(果園)에서♣ -시인 구재기- 겨울 과원에서 올곧게 자라나지 못하고 이리비틀 저리비틀어져 허리 굽은 과일나무들을 보았다 지난 가을, 그 달콤하고 붉은 단장의 과일이 달린 자리에 어쩌면 저리도 허리 굽은 고통이 져며 있는 것일까 긴 겨울의 바람이 지날 때마다 온몸을 으스스 떨던 할.. [추천 작품]/******* 좋은 詩 2009.01.23
가시내야 - 조재구 (목수시인) ▲ 목수 시인 조재구님과 부인 이정희 여사 가시내야 (봄) 조 재 구 소리 죽여 가만히 불러 보아도 포근히 다가오는 포근함이 있어 어데서부터 오는지도 모를 반가운 손님이 졸졸졸 채 녹지 않은 얼음장 밑에서 온다 그대여, 가시내야 따스함이 나의 귀로 들어오면 그대여, 가시내야 나의 가슴에 안기.. [추천 작품]/******* 좋은 詩 2009.01.17
만약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 김선우 만약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 김선우 나는 그를 죽이는 중입니다 잔뜩 피를 빤 선형동물, 동백이 뚝뚝 떨어지더군요 그는 떨어져 꿈틀대는 빨간 벌레들을 널름널름 주워먹었습니다 나는 메스를 더욱 깊숙이 박았지요…… 마침내 그의 흉부가 벌어지며 동백꽃이 모가지째 콸콸 쏟아집.. [추천 작품]/******* 좋은 詩 2009.01.06
시인 정준성님의 詩 - 길 - 길 -시인 정준성- 가을이 돌아선 빈 자리에 까마귀 우는 길을 누가 떠난 것일까 녹슨 남 창을 온종일 지켜서서 끝내 서리 내리는 미망의 강 하늘이 윤무하고 지는 낙엽인듯 꽃밭길을 가며 서럽지 않게 타는 망각의 가슴 앓이 잊어야 할 노래는 오고가는 바람인 것을 낡은 옥깃 여미고 돌아 설 수 없는 .. [추천 작품]/******* 좋은 詩 2008.09.12
박우신님의 詩 허수아비 ****** 허수아비 ***** -시인 박우신- 새 한 마리 오지 않는 텅 빈 들판을 휘이이 휘이이 두 손 저으면 바람도 떠나가는 저문 가을 끝 이제는 잿빛 하늘을 이고 목화꽃 지는 호젓한 엄동 목에 두른 빛 바랜 머플러 그대 향하여 깃발처럼 흔들어도 새 한 마리 오지 않는 들판에 또 한 세월 보내는 쓸쓸한 몸부.. [추천 작품]/******* 좋은 詩 2008.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