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 구경욱 귀뚜라미 / 구경욱 섬돌 밑에 숨어있던 어둠 하와의 뱀처럼 기어 나올 때면 검은 옷자락 끝에 매달려 나와 기나긴 밤 지새우는 이슬 찬 밤의 외로운 길손 임 부르는 귀뚜라미 소리. 찬바람 겨우 난 계절이언만 여름내 열어두었던 창문에 커튼 오늘따라 초저녁부터 서둘러 닫고 내린 건 새..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7.08.11
정맥주사 / 구경욱 정맥주사 / 구경욱 장염으로 탈수가 심해 병원에 갔어. 정맥 주사라도 맞고 빨리 회복하는 게 장땡이잖아. 헌데 기운이 나기는커녕 혈류를 타고 심장으로 흘러드는 건 그대 그리움뿐이니 나 어쩌면 좋니? 소설가 구경욱 1962.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7.08.10
바람 부는 날에 / 구경욱 바람 부는 날에 / 구경욱 바람 부는 날에 난 보았네. 누가 흔들리는가, 누가 떨고 있는가를. 바람 부는 날에 난 또 보았네. 누가 흔들리지도, 누가 떨지도 않는가를. 푼돈에도 흔들리며 사는 무지랭이인 나지만 아무리 바람이 바뀐들 흔들릴 이유 한점 있으랴. 허나 바람 시원한 날에 난 보..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7.08.05
삶 / 구경욱 삶 / 구경욱 제 아무리 슬프고 괴로운 시간일지라도 어제라는 과거 속으로 흘러가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변하리니 오늘의 고달픈 삶에 너무 성급하게 실망도 좌절도 하지 말자. 그러하기는 기쁨도 마찬가지리. 아름다운 지금 이 시간도 내일이면 아쉬워 땅을 칠 일로 변해 있을지 모를 일..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7.08.04
초희야 / 구경욱 초희야 / 구경욱 초희야. 햇님이 보내준 고운 햇살 너 혼자서 다 먹었나보구나? 초희야. 바람이 가져다준 봄꽃 향기도 너 혼자서 다 마셨나보구나? 우리 아가 이렇게 곱고 향기로운 걸보니. (주: 초희= 필자의 외손녀) 소설가 구경욱 1962.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문..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7.08.01
욕심 / 구경욱 욕심 / 구경욱 나무에 올라와서도 따지 못한 복숭아. 키 작은 꼬마는 밑에서 따고 있었네. 소설가 구경욱 1962.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푸서리의끝]으로 등단 2001.10 [제8회 웅진문학상] 현상공모 단편[파적] 당선 더좋은문화원만들기모임 공동대표 계..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7.07.31
그리움 / 구경욱 그리움 / 구경욱 가슴 속 한쪽 귀퉁이에 초라하게 자리하고 있던 너. 지우려 살짝 건드렸더니, 한자락 그리움 금세 풍선처럼 부풀어 내 마음 다 차지해 버렸네. 소설가 구경욱 1962.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띠-황소자리) 2000.10 월간[문학세계] 단편[푸서리의끝]으로 등단 2001.10 [제8회 웅진문..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7.07.30
실연[失戀] / 구경욱 실연[失戀] / 구경욱 마리아여, 성모 마리아여! 사람이 얼마나 아파야 견뎌내지 못하고 죽음과 입맞추게 되는 건가요? 사랑하는 임 떠나보낸 내 마음의 상처 이토록 깊고도 아픈데. 마리아여, 성모 마리아여! 사람이 얼마나 고통스러워야 이겨내지 못하고 죽음을 끌어안게 되는 건가요? 날..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7.07.28
저녁 무렵 / 구경욱 저녁 무렵 / 구경욱 어둠은 성큼 찾아와 내 건너 버드나무며 아카시나무 하나, 둘, 차곡차곡 집어삼키고 앉았는데. 노을이 쓰러져가는 하늘 너무도 아름답다며 저만치 산 너머에 넋을 던져놓고 있는 그대. 혹 사랑한단 말이라면 모를까 내 어찌 그리 쉽게 배고프단 소릴 뱉어내며 그대 어..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7.07.26
등나무 아래에서 / 구경욱 등나무 아래에서 / 구경욱 바람 향긋하게 부는 날엔 한번 쯤 흔들려도 보자. 그래야 내 중심이 너에게 있다는 걸 네가 알 수 있을 테니까. 바람이 상큼하게 부는 날엔 한번 쯤 휘청거려도 보자. 그래야 너와 나 얼마나 단단히 얽혀 있는지 서로 알 수 있을 테니까. 바람 곱게 부는 날엔 한번..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7.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