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꽃 / 구경욱 봉숭아꽃 / 구경욱 외양간 뒷뜰 남새밭 쥐똥나무 울타리에 빨래 널던 곰살궂은 소꿉누님 손끝 여름내 수줍게 물들여져 있던 붉은 봉숭아꽃 꿈이었던 양 들이쳤다 가는 세월 따라 소꿉누님은 가고 봉숭아꽃도 사라지고 좋은 시절 다 가버렸는데 이제는 바래지고 또 바래졌으련만 메마른 ..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8.06.04
내가 버린 꽃 / 구경욱 내가 버린 꽃 / 구경욱 내가 버린 그 꽃이 얼마나 예쁘게 꽃을 피우는지 땡볕에 타들어가는 걸 주워다 정성껏 심고 가꿔놓은 옆집 정원을 보고나서야 비로소 알 수 있었네.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8.06.03
가지 않는 오월 / 구경욱 가지 않는 오월 / 구경욱 섧디섧은 소쩍새 기나긴 밤 지새워 호곡한들 계절의 여왕 오월은 도도히 제 갈길 가시는데 곱디고운 장미꽃 붉은 눈물 뿌리며 붙잡아도 콧대 높은 오월은 매정히 제 갈길 가시련만 뜨거운 가슴 우리 임 데려간 빛고을 그해 오월은 어이타 여지껏 가지 못하고 이 ..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8.06.01
꿈 / 구경욱 꿈 / 구경욱 우리가 베개를 베고 자면서 꾸는 꿈은 단지 허무한 꿈일 뿐이지만, 푸른 하늘을 우러러 뜬구름 베고 꾼 그대의 황당한 그 꿈은 곧 우리의 미래요 역사가 된다.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8.05.31
보이지 않는 흔적 / 구경욱 보이지 않는 흔적 / 구경욱 길 위에 떨어진 꽃잎이 그러더라. 보이지 않을 뿐 바람 스쳐간 허공에도 그 흔적은 서글픈 음률로 남아 흐르고 있을 거라고. 물 위에 떠있는 구름이 그러더라. 보이지 않을 뿐 철새 날아간 호수에도 그 흔적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출렁이고 있을 거라고. 임..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8.05.29
가실테면 가시어요 / 구경욱 가실 테면 가시어요 / 구경욱 가실 테면 가시어요. 가실 테면 가시어요. 내 가슴에 가득 채운 종교 같은 임일진대 가신다고 잊으리까. 내 마음에 깊게 새긴 주홍 글씨 같은 임일진대 가신다고 잊혀질까. 가실 테면 가시어요. 가실 테면 가시어요. 소설가 구경욱 1962. 충남 서천 출생 (호랑이..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8.05.27
무지개 / 구경욱 무지개 / 구경욱 가혹한 삶의 뒤안길에서 울먹이는 그대여, 서러워하거나 서글퍼하지 마라. 하늘인들 장엄히 울지 않고서 곱디고운 무지개 그려 놓는 걸 보았더냐. 오늘도 무지개를 좇아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우리네 인생도 그렇더라.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8.05.24
밤꽃은 피었는데 / 구경욱 밤꽃은 피었는데 / 구경욱 맘씨가 그리 좋아 이놈 저놈 다 주고 다녔다던 율이(栗-)년 뫼똥 마당엔 하늘만 쬐금 벌려놓고 사방 팔방 콧구녕이 뇌랗도록 밤꽃은 피고 또 피어 흐드러졌네. 어쩔거나 땟장 이불 덮고 잠든 율이년은. 서방놈 투전빚 겉보리 두 가마에 새태골 고자한테 팔려갔다..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8.05.23
그대 있었기에 / 구경욱 그대 있었기에 / 구경욱 언젠가 맞게 될 내 일생 마지막 날에 지나쳐 온 날들 되돌아 보며 정말 멋진 인생이었노라 추억할 순 없을지라도 내 이야기 속에 그대가 있고 그대 이야기 속에 내가 있어 참 아름다운 삶이었노라 추상할 수 있다면 나는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더 행복했다 하겠..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8.05.21
끈 / 구경욱 끈 / 구경욱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난 사람들과는 인연이란 아름다운 이름의 고래심줄보다 더 질긴 아주 견고한 끈이 하나하나 이어져 있대요. 처음엔 가냘퍼 보이는 이 끈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굵어지고 더 강해지면서 더 복잡한 모양새의 매듭으로 온몸을 휘감아 온.. [나의 이야기]/**내 詩 속으로 2018.05.20